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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 기와

수리한 기와와 원기와는 어떻게 달랐을까? 장인의 눈이 구분하는 전통기와의 흔적

전통기와 수리 후에도 차이가 남는 이유

오래된 한옥 지붕을 보면 새 기와와 낡은 기와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겉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장인은 수리한 기와와 처음부터 올려진 원기와를 비교적 쉽게 구분했다. 그 차이는 색이나 형태처럼 단순한 기준에서 나오지 않았다. 전통기와는 제작과 시공, 그리고 시간을 거치며 고유한 상태를 형성했고, 이 과정에서 생긴 미묘한 흔적이 수리 여부를 드러냈다. 장인의 눈은 바로 그 흔적을 읽어냈다.

 

 

전통기와 표면에서 드러나는 시간의 차이

전통기와의 표면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한다. 햇빛과 비, 바람을 반복해서 맞으면서 표면의 질감은 점점 부드러워지고, 미세한 요철이 정리된다. 반면 수리 과정에서 새로 올린 기와는 아직 이런 시간을 겪지 않았기 때문에 표면이 상대적으로 또렷하다. 장인은 기와 표면의 반사 정도와 거칠기를 통해 그 기와가 얼마나 오래 지붕 위에 있었는지를 가늠했다. 전통기와 감식은 색보다 표면의 변화에 더 주목하는 작업이었다.

 

 

수리한 기와와 원기와는 어떻게 달랐을까? 장인의 눈이 구분하는 전통기와의 흔적

 

 

 

맞물림 상태로 구분하는 원기와와 수리기와

전통기와는 서로 기대어 자리를 잡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기와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원기와는 오랜 시간 동안 이웃 기와와 함께 미세하게 움직이며 균형을 맞춰왔다. 반면 수리기와는 아직 이 과정이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장인은 기와 사이의 간격과 눌림 상태를 살폈다. 아주 작은 틈이나 어색한 압력 분포는 새로 교체된 기와를 드러내는 단서가 되었다.

 

 

소리와 무게로 판단한 전통기와의 상태

장인은 기와를 두드리거나 들어보는 방식으로도 차이를 느꼈다. 원기와는 내부 구조가 안정되어 있어 둔탁하고 깊은 소리를 냈고, 무게감도 일정했다. 반면 수리기와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느낌을 주거나 소리가 맑게 울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기와 내부의 밀도와 수분 상태가 아직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통기와 감식은 눈뿐 아니라 손과 귀를 함께 사용하는 작업이었다.

 

 

장인의 판단이 전통기와를 지켜온 방식

수리한 기와와 원기와를 구분하는 일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지붕을 오래 유지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장인은 새 기와가 어느 위치에 놓여야 기존 구조를 해치지 않는지 알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수리를 진행했다. 전통기와 지붕이 오랜 시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세심한 판단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전통기와의 가치는 재료 그 자체보다, 그 재료를 다루는 장인의 감각 속에 남아 있다.